얼마전 예비군 다녀온 썰만화 개웃기네
전경 출신으로
군대에서 꿀 빨았다.
전경도
예비군 훈련은 받는다.
그래서 어제 예비군 다녀옴.
군대에서 꿀 빨았음에도
예비군 훈련 가기
싫다.
동원 갔을 때는
동사무소에서 받는 예비군 훈련은
정말 편하고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이 때가 되어보니
그것도 귀찮고 싫다.
사실은
동사무소에서 받아야 하는 훈련인데
내가 사고가 나서 병원에 오래 있느라
몇 번 빠졌더니 예비군 훈련장으로 오라고 하더라.
그래서 더 싫다.
간만에
군복을 꺼내 입으니
그간 내가 얼마나 더 살이 쪘는지
실감하고
난 전경 출신이라
군복도 존나 병신같다.
(니들 혹시 군대에서 군복 리폼하냐??
내 군복만 왤케 병신같냐?)
그 군복을 입고
예비군 훈련을 나가면
다들 공익으로 오해하는거 같기도 하고
그냥 보기만 해도 존나 고문관처럼 보여서
싫다.
(그래도 전경생활 할 때는 나름 엘리트였다ㅋ)
(내 몸매 ㅍㅌㅊ?)
더구나 남들 군복은 좀 흐리멍텅한 색이던데
내 군복은 존나 쌔삥이라
총천연색으로 눈에도 잘 띈다.
군부대 안에 들어가면
연병장 뒤로 쓸데없이
우거진 그 수풀이 싫고
이 초겨울에도 간간히 들려오는 예초기 소리도
싫다.
군대에서 길이나 계단 만들 때
쓰는 그 정사각형의 보도블럭,
오와 열을 맞춘다고 맞췄음에도
흙 속에 삐뚤빼뚤하게 박혀있는 그 보도블럭
이거.
이것도 싫다.
그리고 그 보도블럭을
수십명 분의 군화들이 지나갈 때 나는
그 트덕트덕거리는 소리도 싫다.
또 군 부대 특유의
그 낮고 창문도 작은 그 건물들도
싫다.
아몰랑.
그냥 군대에서는
연병장 위에 떠 있는 구름조차 좆같다.
예비군 훈련에 가보면
특히 일병 조교들이 예비군에게 기죽지 않기 위해
여유로운 척을 하는데
그 여유로움 뒤로
긴장감이 느껴져 안쓰럽고
자신의 파워를 과시하는
상말~병장 조교들의 모습에서
내가 수경(병장)일 때, 그 때가 떠올라
뭔가 짠~해서
가슴 아프다.
나는 전경 출신이라 그런지
안보교육 하는 내용 중 모르는 것도 많고
재미도 있어서 맨 앞에 앉아 재밌게 잘 듣는 편이다.
그런데
말 진짜 안 듣는 애들이 꼭 있더라.
예비군은 불량스러워 보여야 간지라는 생각인건지.
그러면
나는 이렇게
상상만 한다ㅋ
뭐 암튼
내가 일본베이비에서는 존나
정상인 코스프레 하면서
나 표현할 때도 존나 땡글땡글하게
커엽게 표현하지만
난 사실
이렇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왼쪽이 싸그리 다 나갔다.
왼쪽 얼굴은 마비가 와서 안검하수를 비롯해서
왼쪽 얼굴 전체가 흘러내리고 있고
왼쪽 어깨는 병신이라 만세도 안되고
어깨가 병신이니 왼팔로 무거운 것도 잘 못 든다.
왼팔이 머리까지 올라가질 않아
머리 감을 때는 항상 샤워를 해야함.
머리만은 못 감음
그래서
입소하면서 조교한테
내 몸 상태를 얘기 했더니
라고
묻더라.
사실
몸에 온 장애가 외적인 것이 많고
기능적인 면에서는 크게 문제가 안되기에
장애등급은 없거든.
(귀도 하나만 안들려서는 청각장애 등급도
안 나온다.)
그랬더니
라고
하더라.
듣고보니
그래봤자 예비군 훈련이 뭐...
라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마지막 훈련이라 그냥 열외없이
받기로 했다.
ㅋ
갔더니 94년생도 있더라.
난 81년생인데ㅋ
예비군도
많이 바뀌긴 했더라.
예전에는 우르르 몰려다니며
훈련같지도 않은 훈련만 했는데
이제는 조별로 나눠서
자율 참여형인가?? 뭐 그렇게 바뀌었대.
도착한 순서대로 10명씩 조를 이루고
조별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훈련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임.
훈련과제는 PASS / FAIL로 평가하는데
조원들 중 80%이상이 통과해야 PASS다.
그렇게 해서 6가지인가?의 훈련 중
4가지의 훈련을 PASS해야 예비군 훈련이
인증된다고 한다.
그렇지 못하면 예비군 훈련 또 나와야 한다고
겁을 주는데 진짜인지 구라인지는 모르겠음.
이렇게 하니
확실히 예전보다는 훈련의 질도 높고
예비군들도 편해하긴 하더라.
더구나 훈련과제를 일찍 수행하면
조기퇴소 시켜준다는 구라에 또 속아
예비군들도 은근 열심히 함.
도착한 순서대로
조를 나누는데
나는 늦게가서 마지막으로 온 세 명만으로
한 조를 이루게 되었다.
이렇다보니 한 명의 지분이 약 33.3%.
이 말은
셋 중에 한 명만 과제를 수행 못 해도
그 훈련 과제는 FAIL로 된다는 말.
처음으로
연습용 수류탄을 던지는데
두 개 던져서 그 중 하나가
약 2~30M 앞에 있는 원에 골인시키면
PASS더라.
병신답게
실패.
오른 손으로 던지는데 어깨 때문에
조준을 잘 못하겠더라.
다행히
조원들이 착해서
이해해 주더라.
그 다음 방독면 훈련 받는데
씨발!
한 쪽 어깨가 병신이라 왼손이 머리로 안 올라오거든.
그래서 앉아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윽엑거리다가
또 FAIL.
이쯤되니
진짜 눈치보이더라.
진짜인지 뻥인지는 몰라도
나 때문에 다른 조원들이 FAIL받고
예비군 훈련 또 나오게 될까봐.
정말 하루종일
되게 미안하고 걱정되고 눈치보였음.
근데 다행히도
나머지 훈련들이
딱히 몸 쓰는게 아니라
나머지 훈련들은 모두 PASS 받았다ㅋ
그리고
퇴소하는데
아까 그 조교가 앉아있는데
왠지 모르게
원통하고 분해서
라고
하려다가
참았다.
이거 예비군 훈련장에서 찍은 댕댕이인데
경계근무 ㅆㅅㅌㅊ더라.
전경 출신이라
잘 몰라서 그러는데
군견이 원래 흰색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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