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 주변 지인들 썰만화 ㅎㅎ
그냥 아는 여자 사람 중에
10년쯤 알고 지낸 여자가 하나 있음.
인천 남구 용현동에 사는 Y양인데
키는 173cm정도 되고
처음 봤을 때
피부는 정말 백옥같이 하얗고
몸도 정말 슬림했다.
그렇다고 모델같지는 않았고,
키도 큰 게 성큼성큼 저벅저벅 걸어다니는데
꼭 젓가락 같았다.
Y양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젓가락이
팽귄이 되어 있더라.
암튼
Y양도 개를 키우고
나도 개를 키워서
같이 마트에 개밥을 사러 갔다.
가서
내가 개 사료를하나 골랐는데
Y양이 말하길
그거 맛 없다고 사지말래.
그래서
다른 사료를 고르다가 생각해보니
그 애가
개밥 맛을 어찌 아나 싶더라.
그래서 캐물으니
한 참을 당황하다
말하길
개 사료를 한 번 샀는데
개가 그 사료를 안 먹더래.
하도 안 먹어서
왜 안 쳐먹나.. 고민하다 하나 먹어봤더니
먹을만 하더랜다.
그렇게 개 사료에 눈을 뜨고
요즘은
아침에 시리얼 대신 개 사료를 먹는다고.
맛있어서.
개 사료가
생각보다 영양분이 많아서
살이 엄청 찐댄다.
뭐
암튼
이 날
Y양이 항공점퍼같은 옷을 입고 나왔는데
등판에 어썸(AWESOME)이
'E'하나가 빠진 채 'AWSOME' 이라고
이라고 써있더라.
그걸 갖고 또 한참 놀림.
결국
Y양은 하루종일 점퍼를 벗고 다녔다.
날도 은근 추웠는데ㅋ
(일본베이비에 올리려고 카톡으로 사진 받음ㅋ)
근데
알고보니
AWSOME이나 AWESOME이나
같은 말이래.
둘 다 영알못이라 몰랐음.
사실, 잡스가 나오기 전까지
어썸!이라는 단어가 있는지조차 몰랐음ㅋ
사실
Y양이 지금은 개밥이나 먹으며
몸매를 가리기 위해 거적같은 항공점퍼나
입고 다닌다 해도
처음 봤을 때는
몸도 슬림하고 옷도 꽤나 멋지게 잘 입었다.
당시 비비안웨스트우드가
그리 유명하지도 않을 때인데도
온 몸과 악세사리 류를 비비안으로 뒤덮고
비싸진 않아도 시계나 신발까지 전부 한정판으로
두르고 다녔다.
뭔가 레어한게 꽤나 멋져보여
언제부터 그렇게 패션에 신경을 썼냐물어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용돈을 모아
처음으로 엄마가 골라준 옷이 아닌,
자기가 골라 마음에 드는 티셔츠를 하나 샀댄다.
가슴 팍에 자신의 생일 숫자인
숫자 '8'이 크게 쓰여진 티셔츠 였는데
처음으로 용돈을 모아 산 티셔츠라
애착도 가고 꽤나 마음에 들어
특별한 날이나 사진 찍을 일이 있으면
언제나 그 옷을 입고 나갔댄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되어 학교 클럽 활동에서
추억 어쩌구 해서
유년 시절 사진을 가져오는 시간이 있었는데,
사진을 가져가려 앨범을 보다보니
예전에 그렇게 좋아했던
티셔츠에 숫자 '8'만 쓰여져 있는게 아니라
영어로 큼지막하게 'FOOL'이라고 써있더랜다.
(참고로 나같은 영알못을 위해
알려주자면 FOOL의 뜻은
'바보, 얼간이, 멍청이' 이다.)
놀이동산에 가서 찍은 사진에도
동물원에 가서 찍은 사진에도
학교 소풍날 찍은 사진에도
모두 FOOL.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님 앞에서
찍은 사진에도
자랑스럽게 FOOL이라고 쓰여진 티를
입고 찍었댄다.
FOOL이라고 쓰여진 티를
입지 않은 사진을 고르다보니
학교에 가져갈 사진이 없었더라고.
그 어린 시절
'멍청이'라고 쓰여진 옷을 입고 다닌
자신을 보며 사람들이 뒤에서 얼마나 웃었을까
생각해보니 너무 창피하더라고.
그 때의 일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패션에 신경쓰기 시작했댄다.
더욱 참을 수 없는 건
FOOL이라고 쓰여진 티를 입은
사진 속 자신이 언제나 너무나도
해맑게 웃고 있어서
진짜 바보처럼 보였더랜다.
경기도 안양에 사는 사촌들이 있음.
BK, BJ 형제인데
BK가 형이고 BJ가 동생이다.
이 둘은
나와 유사한 피를 갖고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제가 둘 다 잘 생겼다.
거기다가 형은 키가 186cm쯤 되고
동생은 180cm 쯤.
둘 다 키고 크고 잘 생기고 몸도 좋아서,
안양역 앞에 '일번가'라고 불리우는
번화가가 있는데 둘이 같이 나가면
사람들이 모델들이 인 줄 알고 막 쳐다보고
그랬다.
근데 이 형제
밖에서 볼 때나 멀쩡해 보이지,
실상은 별 것도 아닌 일에 막 화내고
별 것도 아닌 일에 쓸데없는 재미를 느끼는
허술한 인간들이다.
이 형제가
예전에 안양역 앞에 있는
진흥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진흥아파트는 복도식 12층짜리 아파트였다.
12층 중 12층에 살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BK 형이 외출했다가 집에 왔는데
열쇠를 안 갖고나왔더랜다.
(당시 형제가 살던 집은 도어락이 아닌
열쇠 문이었다. )
부모님은 여행가셔서 안 계시고
동생인 BJ에게 전화해보니
계속 전화도 안 받고 해서
집 현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는데
한참 뒤에
현관문이 슬며시 열리더니
BJ가 다 먹은
치킨상자 하나를 들고 나오더랜다.
알고보니 형이랑 치킨 나눠먹기 싫어서
BJ가 집에 있으면서도 대답 안 한거였다.
BJ는 형이 밖에 있는지 모르고 증거인멸을 위해
치킨 박스 버리러 나왔다가 형을 마주친거고.
둘이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그때부터
형이 동생을 패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무섭고 심하게 팼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 쳐다봤댄다.
결국 9층 집에서 경찰에 신고해서
BJ는 살 수 있었댄다.
12층 사는데 9층 집에서 신고했을 정도이니..
이 때가
BK가 30살. BJ가 26살.
둘 다 군필이었다.
암튼
형인 BK는 여차저차해서 신기하게도
장가라는 걸 가게되고
동생인 BJ는 우리 동네로 이사와서
몇 년간 같은 동네에서 재밌게 잘 놀았다.
같이 길 바닥에서
고기도 구워먹고
낚시도 하고
같이 취미를 즐기곤 했는데
그러다 BJ가 취업하면서
성결대 앞으로 이사갔다.
같이 취미를 즐기다가 번화한 동네로
이사가서
요즘 무슨 취미가 생겼냐 물어보니
성결대 다니는 게이들은 알겠지만
성결대 앞에 큰 길이 있다.
그림에서 파란 화살표가 그려진 길인데
대부분의 성결대 학생들은 저 길로 다닌다.
마을버스도 저 길로 다니고.
그런데 성결대 앞 돈까스+떡볶이 가게 골목 쪽으로
들어가면 그림에서 빨간 화살표로 그려진
길로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주택가 사이에 있는 매우 좁은 길인데
저 길로 다니는 애들은
보통 비범한 담배썰 ㅋㅎㅋ피는 여자애들이 많다고 한다.
여자가 대놓고 큰 길에서 길빵하기 뭐히니
꼭 저 골목으로 오면서 그렇게 비범한 담배썰 ㅋㅎㅋ를 핀댄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비범한 담배썰 ㅋㅎㅋ냄새가 너무 많이 넘어와서
BJ가 참다참다
담벼락에 매달려
소리를 꽥! 질렀는데
당시에 길빵하던 여대생이
깜짝 놀라 비범한 담배썰 ㅋㅎㅋ를 떨어트리며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댄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웃겨 잊혀지지가
않았다고.
그래서
요즘은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뛰어가
담벼락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이게 새로운 취미라고.
그렇게 담벼락에 매달려 있다가
남의 집 담벼락 밑
골목에서
길빵하는 여자애가 보이면
빼액~!!!!
하고 소릴 질러 깜짝 놀라게 한다고.
남의 집 담벼락 밑에서 길빵해서
남에게 피해주는 애들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이 사진에 있는 아이들은
이후 약 25년이 흐른 2015년.
웃통까고 있는, 실루엣조차 진따스러운
아이 하나는 35살의 백수가 되고
아이 하나는
나이 서른에 치킨 때문에 동생을 개패듯이
패는 싸이코가 되고
또 다른 아이 하나는
성결대 골목 지킴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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